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카드 포인트라는 게 그냥 기업 마케팅 수단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쓰기도 불편하고, 포인트몰에서 살 만한 것도 없어 보여서 거의 신경을 껐던 거죠. 그런데 지인이 어카운트인포 앱에서 6만 원이 넘게 나왔다는 말을 듣고, 반신반의하면서 직접 눌러봤습니다. 제 화면에 뜬 숫자를 보고 꽤 오래 멍하니 있었습니다.

카드 포인트, 나도 모르는 사이에 쌓인다
혹시 지난 한 달 동안 카드를 몇 번이나 긁으셨나요? 마트에서 장을 보고,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아이 학원비를 결제할 때마다 카드 단말기에는 "포인트 적립"이라는 문구가 뜹니다. 그런데 막상 그 포인트가 어느 카드사에 얼마나 쌓였는지 정확히 아는 분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그랬습니다. 카드 하나만 쓰면 관리가 쉬운데, 살림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지갑에 카드가 서너 장씩 꽂혀 있는 상태가 됩니다. 대형마트 할인용, 주유 특화용, 생활비용 식으로 용도가 나뉘다 보니 포인트 역시 여러 카드사에 분산되어 쌓이게 됩니다.
문제는 포인트 유효기간입니다. 포인트 유효기간이란 적립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을 말하는데, 대부분의 카드사에서 이 기간을 5년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으면 5년 뒤 조용히 소멸되는 겁니다. 매년 유효기간이 지나 사라지는 카드 포인트 규모가 수백억 원에 달한다는 사실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얼마나 포인트 관리에 무감각한 지를 보여주는 숫자입니다(출처: 여신금융협회).
어카운트인포 앱으로 통합조회하는 방법
그럼 어떻게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냐고요?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어카운트인포(AccountInfo) 앱입니다. 어카운트인포란 개인이 보유한 모든 은행 계좌, 카드 포인트, 대출 현황을 하나의 화면에서 통합 조회할 수 있는 공공 금융 서비스입니다. 민간 핀테크 앱이 아니라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공식 서비스라 개인정보 측면에서도 훨씬 안심이 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설치부터 포인트 확인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앱을 열고 본인 인증을 마치면 메인 화면에서 '카드포인트 현금화' 메뉴를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누르는 순간 카드사별 포인트 잔액이 한 화면에 펼쳐집니다. 저는 그때 주력 카드에 18,000포인트, 거의 안 쓰던 카드에 9,000포인트, 이름도 가물가물했던 카드에 4,000포인트 남짓이 쌓여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 합쳐서 3만 원이 넘었습니다.
현금화 가능한 카드사 범위도 상당히 넓습니다.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 BC카드, 농협, 시티, 우체국카드 등 우리가 일상에서 주로 쓰는 카드사는 대부분 포함됩니다. 포인트 현금화 비율은 1포인트당 1원, 즉 1:1 비율로 적용됩니다. 1포인트당 1원이라는 비율은 포인트를 별도의 할인 없이 액면 그대로 현금으로 전환한다는 의미입니다. 수수료도 없습니다.
현금화 진행 방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글 플레이스토어 또는 앱스토어에서 '어카운트인포' 설치
- 본인 인증 완료 후 로그인
- 메인 화면에서 '카드포인트 현금화' 선택
- 카드사별 포인트 잔액 확인
- '한 번에 신청하기' 후 입금받을 계좌번호 입력
- 실시간 또는 익영업일 이내 입금 완료
제 경우에는 신청하고 몇 분도 안 되어 입금 문자가 왔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공공 서비스라고 하면 처리가 느릴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포인트, 무조건 현금화가 정답일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싶은 게 있습니다. "복잡한 조건 없이 수수료도 없으니 무조건 현금화하라"는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모든 경우에 현금화가 가장 유리한 선택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포인트 전이율(Point Transfer Rate)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포인트 전이율이란 카드 포인트를 항공 마일리지나 특정 제휴 혜택으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교환 비율을 말합니다. 일부 카드사에서는 포인트를 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하면 현금화 대비 실질 가치가 높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거리 항공권을 마일리지로 구입하면 현금 가치 기준으로 포인트 가치가 훨씬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다만 이 방법은 마일리지 제도에 대한 이해와 상당한 포인트 누적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저처럼 여러 카드에 소액이 흩어져 있는 경우라면, 복잡하게 따지는 것보다 바로 현금화하는 쪽이 현실적으로 맞습니다. 포인트 소멸(Point Expiration)을 막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입니다. 포인트 소멸이란 유효기간이 만료되어 잔여 포인트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을 말하는데, 한 번 소멸되면 복구가 불가능합니다.
또 한 가지, 세금 납부 시 카드 포인트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국세청에서는 부가가치세, 소득세 등 각종 세금을 카드 포인트로 납부하는 방식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포인트를 현금화하지 않고도 실질적인 지출을 줄이는 방법이 되는 셈입니다. 현금 흐름이 빠듯한 시기에는 이 방법이 더 유용할 수 있습니다(출처: 국세청).
결국 중요한 건 잊지 않고 확인하는 습관입니다. 저는 그 경험을 한 뒤로 달력 앱에 상반기, 하반기 두 번 알림을 설정해 뒀습니다. 거창한 재테크도 아닙니다. 앱 하나 열어서 버튼 몇 번 누르는 일인데, 1년에 한 번이라도 들여다보지 않으면 내 돈이 그냥 사라집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라면 오늘 바로 어카운트인포 앱을 열어보시길 권합니다. 생각보다 꽤 많은 금액이 기다리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조언이 아닙니다. 카드 포인트 전환 조건은 카드사마다 상이할 수 있으니 각 카드사 약관을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