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없으면 당연히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가게를 정리하신 직후, 소득은 거의 없었는데도 기초연금 심사에서 탈락했습니다. 이유를 알고 나서야 이 제도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소득인정액과 선정기준액, 이 두 가지가 전부입니다
기초연금 수급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은 소득인정액과 선정기준액 두 가지입니다. 소득인정액이란 실제 소득뿐 아니라 보유한 재산을 일정 비율로 환산해 더한 값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월급이 0원이어도 집이나 예금이 있으면 소득이 있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버지 경우가 딱 그랬습니다. 가게를 정리하셨는데 명의 변경이 덜 끝난 상가 한 칸이 남아 있었고, 그 상가가 재산 환산액으로 잡히면서 소득인정액이 기준선을 아슬아슬하게 넘어버렸습니다. 실제 생활은 넉넉하지 않았는데 제도 안에서는 소득이 있는 분으로 분류된 것입니다.
소득인정액을 계산하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근로소득에서는 먼저 기본공제 112만 원을 뺀 뒤, 남은 금액의 30%를 추가로 공제합니다. 예를 들어 월 200만 원을 버는 어르신이라면 실제 소득 평가액은 약 61만 6천 원 수준으로 낮아집니다. 여기서 재산의 소득환산액이란 보유 부동산, 예적금, 차량 등 모든 재산에서 지역별 기본재산 공제액을 빼고 남은 금액에 연 4%의 환산율을 적용해 월 단위로 나눈 값을 말합니다. 대도시는 1억 3,500만 원, 중소도시는 8,500만 원, 농어촌은 7,250만 원까지는 재산으로 보지 않습니다.
선정기준액은 이 소득인정액의 상한선입니다. 2026년 기준으로 단독가구는 월 247만 원, 부부가구는 월 395만 2천 원 이하여야 수급 대상이 됩니다. 2025년 기준인 단독 228만 원, 부부 364만 8천 원에서 약 8.3% 오른 수치입니다(출처: 보건복지부). 기준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새롭게 대상이 되는 분들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아버지가 이듬해에 다시 신청했을 때 통과된 것도 바로 이 선정기준액 인상 덕분이었습니다.
"월 468만 원 소득이 있어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하는데, 저는 이 부분이 조금 걱정됩니다. 그 계산은 재산이 거의 없고 근로소득 공제가 최대로 적용되는 아주 특수한 조건에서만 성립합니다. 이를 일반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이면 신청에 나섰다가 탈락해 혼란을 겪는 분이 생길 수 있습니다. 본인 상황에 맞게 직접 계산해 보거나 주민센터에서 확인하는 것이 훨씬 정확합니다.
수급 대상이 되는 기본 조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만 65세 이상, 대한민국 국적 보유자
- 국내 주민등록 거주자 (연간 해외 체류 180일 이상 시 지급 중단 가능)
-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
- 공무원연금·군인연금·사학연금 등 직역연금 수급자 및 그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제외
마지막 항목은 의외로 모르시는 분이 많습니다. 배우자가 공무원이었거나 교사였다면 본인이 직접 직역연금을 받지 않더라도 기초연금 대상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놓치고 뒤늦게 아는 경우가 적지 않으니 꼭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신청 방법과 지급 금액, 타이밍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기초연금은 자동으로 나오는 제도가 아닙니다. 대상이 되어도 신청하지 않으면 한 푼도 받을 수 없습니다. 저희 집도 어머니가 경로당에서 먼저 얘기를 들으셔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 자존심을 걱정한 저는 먼저 꺼내지도 못했는데, 막상 아버지 반응은 "진작 알았어야지"였습니다. 평생 세금 내고 국민연금 부은 분이 받는 당연한 지원이라고 생각하셨던 것입니다. 제가 너무 오래 망설인 셈이었습니다.
신청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주소지 관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방문, 거주지와 무관한 국민연금공단 지사 방문, 그리고 복지로(www.bokjiro.go.kr) 사이트를 통한 온라인 신청이 가능합니다. 방문 시에는 신분증, 본인 명의 통장 사본, 금융정보 제공 동의서를 챙겨가시면 됩니다. 자녀가 대신 신청할 경우 위임장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신청 타이밍은 반드시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만 65세 생일이 속한 달의 전달부터 신청이 가능하고, 연금은 신청한 달 기준으로 지급됩니다. 소급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신청이 늦어진 만큼 그 기간은 그냥 날리는 셈입니다. 제가 이 사실을 알았을 때 허무함이 상당했습니다. 아버지는 자격이 생긴 뒤로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첫 연금을 받으셨으니까요.
2026년 기준 기준연금액은 단독가구 월 최대 약 34만 9,700원, 부부가구는 약 55만 9,520원 수준입니다. 여기서 기준연금액이란 기초연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액으로, 개인 상황에 따라 이보다 줄어들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높으면 연계 감액 제도가 적용됩니다. 연계 감액이란 국민연금 안에 포함된 소득 재분배급여(A급여)를 반영해 국민연금 수급액이 높을수록 기초연금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식입니다. 다만 아무리 감액되더라도 월 34,250원 이상은 보장됩니다. "국민연금 받으면 기초연금은 아예 못 받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출처: 국민연금공단).
매달 통장에 들어오는 금액이 크지 않아도 아버지가 "이번 달에도 들어왔다"라고 말씀하실 때 느끼는 안도감은 금액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이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 그게 기초연금의 실질적인 가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부모님이 만 65세에 가까워지고 계시다면 생일 한 달 전 날짜를 미리 달력에 표시해 두시길 권합니다. 선정기준액이 매년 오르는 만큼 예전에 탈락했던 분들도 다시 한번 확인해 볼 이유가 충분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재정 또는 복지 조언이 아닙니다. 정확한 수급 여부는 주민센터 또는 국민연금공단을 통해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