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마흔여덟이고, 중학교 2학년 남자아이의 엄마입니다. 이 한 문장에서 저의 고민이 느껴지시나요? 고민이 느껴진다면 이 글에 공감할 것입니다. 아들 녀석 때문에 매일 파도를 타듯 감정이 넘나듭니다. 이런 감정 상태를 가진 엄마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을지 떠올려보니 역설적이게도 위안이 됩니다. 사람은 참 간사합니다. 나의 고통을 남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니 고통이 줄어드니까요.
1. 20년 차 공무원 엄마도 무너뜨리는 아들의 '저항'
20년 넘게 한 직장에서 녹을 먹으며 '고리타분'이라는 말과 어울리는 공무원으로 살아왔습니다. 규정과 절차에 익숙한 제게, 아들의 납득할 수 없는 행동들은 재난과도 같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이어진 학교 선생님의 전화, 친구를 놀리고 험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는 소식은 저를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게 만듭니다. 저는 순응과 복종이 찰떡인 아이였는데, 왜 제 아들은 저항과 반항이라는 말과 한 몸이 된 것일까요?
스마트폰을 뺏었다는 이유로, 수학 학원을 가기 싫다는 이유로 날아오는 공격적인 날 선 말투에 마음이 답답하고 눈물이 납니다. 삶이 괴로움의 연속이라던 부처님의 말씀이 이토록 뼈에 사무칠 수가 없습니다. 가장 가까운 자식과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니 인생 전체가 '블루'로 점철된 것만 같습니다.
2. 해발 143미터 뒷산에서 찾은 법륜 스님의 지혜
오늘도 저는 아파트 뒤 작은 산에 올랐습니다. 전망대까지 왕복 1시간이면 족한 뒷산을 오르며 내내 생각했습니다. "버려라. 괴로움은 아들이 원인이 되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아들은 아들이고 나는 나입니다. 내가 감히 15살 미성년자라고 해서 아들을 내 분신처럼 통제할 권리는 없습니다.
"말을 우물가까지 끌고 갈 수는 있지만, 물을 마시는 것은 말이 스스로 해야 한다."
카이스트 사이버영재교육에 수강신청을 하고, GED에 수료 내용이 등록되길 바라는 마음이 혹여나 아이를 옭아매는 욕심은 아닌지 반추해 봅니다. 스마트폰 숏츠가 아이의 뇌를 마비시킨다는 전문가의 말에 집요하게 사용을 막고 있지만, 이 또한 제 방식의 사랑이자 동시에 갈등의 씨앗이 됩니다. 허용해야 하는가, 간섭해야 하는가. 이 혼란스러움이 저를 더 괴롭게 합니다.

3.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주어진 역할을 해낼 뿐
며칠 전 동료가 말해주더군요. 영화 '호빗'의 주인공이 왜 내게 이런 운명을 줬냐고 묻자, 간달프는 "그것이 너의 역할이니 주어진 대로 반지를 지고 가면 된다"라고 답했다고요. 그렇습니다. 저는 지금 이 세상에서 '까칠한 중2 아들의 엄마' 역할을 맡은 마네킹일 뿐입니다. 거리를 두고 나를 지켜보면 그만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 본보기가 먼저: 주차 문제로 관리인과 싸우는 여성을 욕하기 전에, 소파에 누워 배달 음식으로 저녁을 때우던 제 모습을 먼저 돌아봅니다. 아들은 나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 손님처럼 대하기: 易地思之(역지사지). 가장 편해야 할 집이 아들에게도 가시방석은 아니었을까요? 오늘부터는 아들을 귀한 손님 모시듯 대해보려 합니다.
- 감정의 환기: 분노가 치밀 때는 30초만 쏘아보고 욕실로 가세요. 쏟아지는 물줄기에 분노를 다 흘려보내는 것이 현명한 위기관리 능력입니다.
마치며: 고통이 없다면 성불도 없습니다
밤이 가면 아침이 오고, 파도가 밀려오면 반드시 빠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아들의 저항도 필경 다른 국면을 맞이하겠지요. 오늘 삐딱하게 나오는 아들 덕분에 저는 이렇게 깊은 사유를 하고, 저를 고상하게 만드는 수행을 합니다. 먼 미래에서 보면 오늘 이 괴로움은 아무것도 아닐 것임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 이 글을 쓸 수 있는 사치를 누림에 감사합니다. 아들에게 화를 쏟아내는 대신, 푸릇한 나무와 상쾌한 공기를 떠올리며 저만의 아름다움을 지켜가겠습니다. 저는 저를 아껴야 하니까요. 나를 아끼는 것은 나를 괴로움 속에 방치하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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